그동안 민족분단과 갈등의 문제를 풀어가는데 앞장 선 이가 여럿이지만 화가 임옥상도 빼놓을 수 없다. 지난 20년간 열렸던 열한 차례 개인전을 살피면 그의 미술작업과 의식이 어떻게 변해왔는지 알 수 있다. 한 마디로 임옥상은 자신이 속한 사회와 시대에 철저히 반응한 화가이다. 그는 민족과 역사에 관심을 기울였고 그것을 표현하는 데 고민을 많이 한 사람이다.
1989년 봄 문익환 목사의 방북사건이 터지고 온 나라가 갑론을박 끓어오를 때 그는 작업실에서 밤을 세웠다. 그 결과 걸작 '하나됨을 위하여'가 태어난 것이다.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철책선을 한 남자가 뛰어 넘는다. 화면의 중앙을 가로지르는 가시철조망. 사내는 제 키만큼 높은 그 장벽을 지금 막 넘으려 한다. 신발 바닥이 보이도록 높이 솟아오른 왼발. 불끈 쥔 두 주먹과 앙다문 입술이 그의 각오를 보여준다면 바람에 날리는 두루마기 자락과 옷고름은 인물의 역동성을 드러내고 있다. 철조망 아래로 피어있은 분홍 진달래꽃. 두어 포기 진달래가 간직한 상징과 서정성은 이 작품의 또 다른 아름다움이다. 화가는 사실적인 표현과 선명한 주제의 전달로 역사적 사건을 형상화했다. 한지에 먹과 아크릴릭을 쓰고, 부조의 기법을 사용 리얼리티를 살림과 동시에 자신의 역사의식을 강하게 드러내고 있다.
출처 : 전북중앙신문(http://www.jjn.co.kr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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